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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묵히 자기 일만 하는 삶(육화탑 - 육화동자)

세에임 2008. 10. 25. 04:22

 

항주의 육화탑과 육화동자 

 

대한민국의 독재정권에서 가장 좋아하는 말은 아마도 다음과 같은 말들이었고, 조중동에서 가장 많이 본 말 들 중의 하나였다.

 

"이 세상엔 묵묵히 자기 일에 열심히 종사하는 국민이 대부분이다!!"

 

일순 맞는 말이다. 문제는 꼭 큰 일이 있을 때만 이런 기사가 난다는 것이다. 촛불집회 때도 마찬가지 였다. 역사를 바꾼 사람들은 이 범주에 속하지 않은 사람이었고, 이런 사람들은 소중한 것을 지켜낼 자격조차 없는 이기적인 사람들이다. 이런 말이 횡횡하는 사회는 온갖 부조리로 가득한 사회이다.

 

그런 사람들 치고 소중한 것을 지켜낸 사람들은 없었고, 나서야 할 때와 나서지 말아야 할 때를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항주에 있는 육화탑에는 돌을 든 육화동자의 동상이 있다. 입술을 꼭 깨문 채 화가 난 육화동자의 표정이 너무도 생생하다. 육화동자가 이런 결연한 표정과 자세로 있는 것은 용왕의 횡포에 의해 빠져 죽은 부모를 살려내기 위한 행동이다.

 

전당강에 고기잡이 하러 나간 육화의 부모는 격랑에 휩쓸려 죽게 된다. 이를 용왕의 짓이라 여긴 육화는 용왕을 퐁당거리며, 용궁의 지붕에 떨어지는 돌소리에 지쳐 손을 들 때까지 적극적인 행동을 불사한다. 결국 육화의 끈질김에 손을 든 용왕은 그의 부모를 돌려보내게 된다.

 

원래 전당강은 삼각지 하구로 수원이 한 곳으로 모여 좁은 강폭을 흐르면서 강물의 흐름이 격하게 흘러가게 된다. 이때 해일과도 같은 격랑이 발생하며, 강의 범람과 많은 피해를 끼치게 된다.